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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매거진

 


 

 

글. <나는 왜 매일 아이에게 미안할까> 저자 김아연

대학 시절, 나와 내 주변 사람을 조금 더 이해하고 싶은 마음에 복수전공으로 심리학을 공부했습니다. 여성인 나를 이해하고 싶어서 여성심리를, 언젠가 아이를 낳을 테니 발달심리학을, 노인이 될 테니 노인심리를 공부했지요. 공부를 통해 나를 이해하게 되는 게 신기했습니다. 졸업 후에도 관련 책을 꾸준히 읽었어요. 그러다 부모가 되어 주관심사가 아이로 바뀌자 육아에 대입하며 심리학 서적들을 읽었고요. 

‘부모’라는 역할이, ‘아이’라는 한 사람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내면아이

‘내면아이(inner child)’는 어린 시절에 당연히 경험해야 할 사랑과 관심, 안전한 환경을 제공받지 못한 자아가 성인이 되어서도 내면에 남아 있는 것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입니다. 어린 시절에 받은 상처가 무의식에 남아 성인이 된 이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거죠. 

정신의학자인 휴 미실다인에 따르면 내면아이는 특히 가정이나 편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모습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공적인 모습일 때는 내면아이를 숨긴 채 성숙하고 합리적인 어른으로 행동할 수 있지만 가까운 인간관계 안에서는 불합리하거나 완고하고 명령적이거나 수줍어하고 연약한 내면아이의 모습이 드러난다는 것이지요. 

내가 자라온 과정이 내 아이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뜻이라고 할 수 있어요. 더 나은 부모가 되고 싶다면 자신의 내면아이와 마주해야 합니다.

내면아이를 치유하는 첫 단계는 이것입니다. 

“성장 과정에서 반드시 충족되었어야 할 의존적 욕구들이 채워지지 못한 것을 당신의 내면아이가 슬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그 다음 단계는 직접 내 내면아이의 내면부모가 되는 것이고요.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필요한 게 무엇인지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나 자신입니다. 그래서 나야말로 내 내면아이를 성장시키고 돌볼 최적의 부모인 것이지요. 

 


 

 

시간 시야

연령대별 행복도를 조사하면 행복감은 20대부터 40대까지 감소하다가 50대를 지나며 상승한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40대보다 50대가, 50대보다 60대가 행복합니다. 

스탠퍼드 장수센터 로라 카스텐슨 소장의 연구에 따르면 어르신들은 시간에 대한 관념이 젊은 사람들과 전혀 다르다고 해요. 

젊은 사람들이 ‘시간이 없다’고 말할 때 시간은 ‘하루 동안’을 의미하는 것인 반면, 어르신들에게 그것은 ‘남은 일생’을 뜻합니다. 젊은 사람들에게 시간은 내일 또 주어질 것으로 여겨지지만, 어르신들에게 시간은 내일은 없을지도 모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르신들은 삶에서 중요한 일을 내일로 미루지 않아요. 남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억될지, 무엇을 남길지 생각하며 시간을 씁니다. ‘시간 시야’를 좁히는 것이죠.

아이도 부모에게 그런 존재인 것 같습니다. 어르신들이 남은 일생을 떠올리며 하루에 충실하듯, 저도 아이들의 ‘이 순간’이 지나갈 것을 알기에 가급적 놓치지 않으려고 해요. 

아장아장 걷는 순간, 자면서도 더듬더듬 내 품을 찾는 순간, 부정확한 발음으로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은 놓치면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이 순간들이 더 소중하고 아쉽습니다. 

아이의 미래가 걱정될 때마다 행복한 ‘이 순간’에 집중해보면 어떨까요?



 

속 감정

아이의 감정을 읽어줘야 한다는 이야기는 임신을 하기 전부터 많이 들었습니다. 부모가 아이의 감정 신호를 해석해 다시 들려주면 아이는 자신이 이해 받았고 받아들여졌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내용이죠. 

우리의 부모 세대는 아이들의 감정을 읽어줄 여유가 없어서 대부분 감정을 통제하고 억압했고, 그래서 감정 코칭이 더 강조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짜증났구나’ ‘속상하구나’ ‘슬프구나’ 하며 아이들의 감정을 읽어주려고 노력해보았는데요. 감정을 읽어주면 대화가 멈추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공부해보니, 이렇게 겉으로 드러나는 감정은 ‘겉 감정’이고 그런 감정이 들게 한 ‘속 감정’은 따로 있다고 하더군요. 

아이가 겉 감정을 드러낼 때 부모는 속 감정을 읽어줘야 합니다. 

가령 아이가 “동생이 내 장난감 만져서 짜증나” 라고 하면, 저는 “동생이 네 허락을 받지 않고 네 장난감을 만져서 속이 상했구나” 하고 그 속에 있는 감정을 읽어줘야 한다는 거죠. 

처음부터 속 감정을 찾아내는 것은 쉽지 않아요. 내 감정을 읽은 적도 많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감정 목록을 프린트해 냉장고에 붙여놓고 수시로 보면서 내 감정 상태를 확인하는 연습을 합니다. 아이와 같이 보면서 지금 느껴지는 감정 세 가지를 골라보라고 하기도 하고요. 

처음에 고른 감정이 겉 감정, 다음에 고른 감정이 속 감정인 경우가 많다는 점 기억하세요.

 

  

 

 

글을 쓴 김아연 작가
<나는 워킹맘입니다> <엄마로만 살지 않겠습니다> <오늘부터 진짜 부부> <왜 나는 매일 아이에게 미안할까> 책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