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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매거진

 

출처. 서사원 네이버 포스트 / <초등 글쓰기 비밀수업>(권귀헌 지음) 

 

“우리 아이는요, 글쓰기를 정말 싫어 해요. 어떻게 해야 되나요?”


종종 학부모님들이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혼을 내거나 군것질을 사주며 타일러봐도, 연필을 잡고 앉아 있는 것조차 힘들어 한다고요. 도대체 무엇 때문에 아이들은 글쓰기를 싫어할까요??


#지우개 가져와

저는 심각한 표정으로 엄마의 행동을 묘사합니다. 한 손에는 공책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지우개를 쥔 것처럼 쓱쓱 지우는 시늉을 하죠. 

어린이 글쓰기 지도법을 강의할 때 이 대목에서 웃지 않는 엄마는 없습니다. 그런데 그 웃음의 분위기가 사뭇 진지합니다. 그동안 잘못하고 있었다는 깨달음과 반성 위에서 피어났기 때문이죠.

아이의 일기장을 본 엄마는 기가 찹니다. 일단 양이 부족해 성의가 없어 보이고 글씨까지 삐뚤빼뚤하니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가 없습니다. 
말도 앞뒤가 하나도 맞지 않네요. 답답합니다. 담임 선생님이 이걸 본다면 분명 아이에게 관심이 없는 엄마로 도장 찍힐 게 뻔합니다. 몇 번의 지적에도 바뀌지 않는 아이의 글을 보며 크게 한숨을 쉽니다. 그리곤 이내 날카로운 비수를 날리는 거죠. 

“지우개 가져와.”



#엄마가 때렸어요

“엄마는 예쁘고 요리를 아주 잘하신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탕수육을 직접 만들어주신다. 하지만 잔소리가 좀 심하다. 말을 안 들으면 소리를 지른다. 그래도 말을 안 들으면 때린다.”

예전 수업을 들었던 아이가 가족 소개 글을 쓸 때 엄마를 이렇게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전 평소처럼 피드백을 작성했어요. 그날 밤, 탕수육을 잘 만들지만 잔소리가 심한 어머님이 문자를 보내셨습니다. ‘때리는 엄마’로 비춰진 글 때문이었지요. 

엄마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지만 그럴수록 아이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 내용을 지우도록 혹은 다른 내용으로 대체하도록 강요한다면 아이는 더 이상 즐겁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런 일이 글을 쓸 때마다 반복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이들에게 글짓기를 강요하지 마세요

아이들의 상상력은 상상력을 초월합니다. 또 쓰고 싶은 것을 쓰도록 멍석을 깔아주면 진심이 담긴 글을 써냅니다. 작가인 제가 훔치고 싶은 표현도 어렵지 않게 만들어냅니다.
“지우개 가져와” 하며 함부로 문장을 지울 때 아이들은 글쓰기가 아닌 글짓기를 시작합니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그대로 쓸 수 있도록, 그래도 괜찮다, 아니 그래야 한다고 용기를 심어줘야 합니다. 

글쓰기는 표현을 넘어 사유 그 자체입니다. 어릴 때부터 스스로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자기 생각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글짓기가 아닌 글쓰기를 선물하세요!




아이가 글쓰기를 즐기기 위해서는!

1. 쓰는 환경부터 만들어주세요. 
종이, 펜을 쉽게 만지도록 주변에 비치해두는 겁니다. 또한 숨은그림 찾기 등 연필 쥐는 일을 자주 함께 하세요. 

2. 부모도 함께 쓰며 놀아요. 
당장 부모조차 펜을 하루에 한 번도 안 잡는데, 아이가 글을 잘 쓰기를 바라는 건 욕심입니다. 쓰기를 좋아하는 기질을 타고 났길 바라는 것밖에 안 됩니다. 

3. 관심을 보여주고 응답하고 지지해주세요. 
아이가 어리다면 연필잡고 노는 거에 재미를 붙이도록 도와주세요. 그 다음부터 점점 좋아하는 주제나 글감으로 혹은 쉽게 쓸 수 있는 내용 중심으로 표현하도록 아이의 행동에 응답하고 지지해주세요. 

4. 쓰기 연습이 아닌 놀이로 시작하세요.
읽기든 쓰기든 아이들의 관심거리와 연결되면 좋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떡볶이를 만들며 관찰하고 메모하고 그 과정을 한 편의 글로 써보세요. 관심과 일상이 연결된 글쓰기가 아이들을 키워줍니다. 어떤 글감이든 좋아요. 지식과 정보는 나중에 넣어도 됩니다. 글쓰기를 편하게, 좋아하게, 친근하게 자꾸 하고 싶은 놀이로 만들어주세요.